강남 재건축인데 이 가격 실화?
강남 재건축인데 이 가격 실화?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중견 건설회사의 수주 행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치솟는 공사비와 고금리 등으로 대형 건설사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지를 중심으로 중견 건설사가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500가구 안팎의 단지 규모에 경쟁력 있는 공사비를 앞세운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견 건설사의 수주 경쟁에 중소규모 단지 재건축 조합원도 반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강남 재건축인데 이 가격 실화?…'대반전' 일어났다 수도권에서 700만원대 공사비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서울 중랑구 묵동 장미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놓고 동부건설과 진흥기업이 수주 경쟁에 나섰다고 합니다. 1983년 100가구로 지어진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0층, 234가구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참여형 소규모 재건축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해요.
1. 중견 건설사의 기회 찾기
강남권에서도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 경쟁을 피하는 가운데 중견사가 맞붙은 것은 그만큼 사업성이 좋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장미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예상 개발이익률(비례율)만 120%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조합원 수가 100명으로 적고, LH 참여형 정비사업을 통해 300%까지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받았다고 해요. 여기에 LH 참여로 조달 금리가 연 1%대로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찌감치 경쟁에 나선 건설사는 경쟁력 있는 공사비 조건을 앞세우며 수주 의지를 보였습니다. 진흥기업과 동부건설은 3.3㎡당 공사비로 각각 751만원, 691만원을 제시했는데요. 총공사비로 따지면 70억원 넘게 차이가 납니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재건축은 3.3㎡당 공사비가 대단지보다 높게 책정됩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자사 브랜드를 내세울 수 있는 데다 LH 참여로 인허가 리스크는 줄어 중견 건설사들이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형 건설사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리스크를 이유로 신규 사업을 주저해 500가구 안팎의 틈새시장에서 중견 건설사 간 수주전이 치열하다"고 덧붙였습니다.
2. 불황 속 기회 찾는 중견사
수도권 내 정비사업지에서 중견 건설사의 수주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공사비 갈등으로 대형 건설사와 계약이 해지된 곳에선 경쟁력 있는 공사비를 내세운 중견 건설사가 시공권을 따냈습니다. 서울 성북구 장위 11-1구역(136가구)은 최근 현대건설과의 시공 계약을 해지하고 SG신성건설과 새로 계약했어요.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진행되는 현장으로, 현대건설이 3.3㎡당 897만원의 공사비를 요구해 주민과 이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시공권을 따낸 SG신성건설은 공사비로 137만원 낮은 760만원을 제시했어요. 인접한 장위 11-2구역(160가구)도 시공사를 진흥기업으로 바꾸고 3.3㎡당 공사비로 750만원을 책정했어요.
3. 다양한 중견 건설사의 수주 사례
한양은 지난 7월 부산 삼보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총사업비 1000억원)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 경기 고양시 행신 1-1구역(1800억원) 재개발을 수주했습니다. HJ중공업 건설부문도 경기 남양주 호평동의 남양아파트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303가구)을 따냈죠. 중견 건설사끼리 4파전을 벌이는 현장도 있다고 합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가로주택정비사업 현장 설명회엔 최근 이수건설과 KCC건설, 동양건설산업, 진흥기업 등이 참여했다고 해요. 한강이 보이는 곳에 자사 브랜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는 판단에 중견 건설사가 수주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 도심 주택 공급에 긍정적 영향
중견 건설사의 수주전이 도심 주택 공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 건설사는 고정비 절감 등으로 조합 눈높이에 맞는 공사비를 제시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요. 한 중견 건설사 정비사업 담당 임원은 "공격적인 수주 전략과 유연한 협상이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며 "수도권에 브랜드 단지를 짓는 것만으로도 중견 건설사엔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